얼마 전 시장에 가서 처음으로 국내산 흙당근을 집으로 들여왔어요. 늘 당근을 살 땐 껍질이 매끈하고 표면이 매끄러운 걸 고르곤 했는데, 이 흙당근은 뭔가 다르게 보였거든요. 흙을 싹 털고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단단함과, 비늘 같은 거친 표면이 오히려 제 입맛을 당겼어요. 집에 와서 바로 샐러드에 넣어 볼 생각에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구매를 결정했죠.
장점은 몇 가지가 명확하게 느껴졌어요. 먼저, 씻고 조리하기 전부터 풍기는 흙향이 아주 진하고 고소해요. 일반 당근에서 느끼지 못했던 농부의 땀냄새 같은 자연스러운 향이 깔리죠. 씹을 때도 단맛이 더 깊고, 물기가 적당히 있어 식감이 탄력져요. 샐러드에 넣으면 채소의 색감이 훨씬 밝아지고, 아이도 당근의 씁쓸한 뒷맛 없이 깔끔하게 잘 먹더라고요. 또 하나는 건강한 느낌이에요. 비싼 영양제나 보조식품 없이도 식사로 충분히 비타민 A 계열을 잘 챙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요. 표면에 남은 흙알갱이가 오히려 손질의 재미를 주기도 해요. 씹는 맛이 살아 있어서 간 단식이나 간단한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더군요.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어요. 흙당근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형태가 불규칙한 편이라 요리할 때 특히 자르기 애매한 편이죠. 굵은 부분은 쉽게 잘리는데 가느다란 끝부분은 남는 느낌이 들어요. 또 흙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어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해도 표면에 미세한 모래가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요리 전 세척 시간을 일반 당근보다 조금 더 길게 잡아야 합니다. 저장도 일반 당근보다 조금 빠르
게 건조해지거나 시들 수 있어,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신선도를 더 빨리 유지하는 방식으로 보관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가격은 일반 면에서 살 때보다 약간 비싼 편이라 예산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양보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실생활 활용 사례를 하나 들자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 정말 달랐어요. 평소엔 저녁으로 간단한 샐러드를 만들지만, 이 흙당근을 넣으니 채소의 풍미가 한층 살아나더군요. 당근을 얇게 채 썰고 오렌지주스 한 잔과 올리브유, 레몬즙 약간을 더해 간단한 비네그레트를 만들었어요. 흙당근의 단맛이 양념의 산미와 잘 어울려서 아이가 손쉽게 한 접시를 비웠고, 남편도 “오늘은 당근이 맛이 다르다”고 감탄했어요. 또 다른 날엔 볶음밥에 다져 넣었는데, 일반당근보다 색도 선명하고 향도 강하게 올라와서 한층 풍성한 맛이 났죠. 씁쓸함 없이 깔끔한 단맛이 되어버려서, 채소를 좋아하진 않는 아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어요.
마지막으로 고민하는 분들께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처음 시도하실 땐 소량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흙당근은 맛과 향이 강하고 특유의 식감이 있어 취향 차이가 클 수 있어요. 가능하다면 바닥이 넓고 신선한 흙당근을 판매하는 곳에서 바로 구입해 보신 뒤, 집에서 충분히 씻고 사용해 보세요. 그리고 저장은 냉장고의 채소칸에 천으로 덮어 보관하면 한 주 정도는 신선함을 어느 정도 유지해요. 흙당근의 매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색감과 향, 식감까지 더해져 일상 식탁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 주니, 호기심이 생겼다면 먼저 소량으로 맛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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