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동네 시장에서 국내산 흙당근을 보자마자 사게 되었어요. 요즘 채소도 가능하면 계절 내 재배한 가까운 재료를 쓰고 싶었고, 흙향이 살아 있는 당근이라면 가족 간식이나 육아에도 더 풍부한 맛을 전해줄 거 같아 구매하게 됐죠. 사실 흙당근은 처음 사보는 거라 씻는 시간이나 흙 입자가 남지 않을지 걱정도 있었어요. 그래도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용해보니 장점이 명확했어요. 가장 먼저 느낀 건 당근 고유의 달콤함이 일반 당근보다 깊고 부드럽게 다가온다는 점이었어요. 흙맛이 과하지 않고, 흙이 품은 미네랄 향이 은근히 어우러져 식욕을 확 끌어올려 주더군요. 씹는 식감도 탄력이 있어요. 겉은 살짝 거칠지만 속은 촘촘하고 수분이 과하게 많지 않아 오히려 씹는 맛이 남더군요. 색도 더 선명하게 도는 편이라 샐러드나 볶음, 로스트에 올리면 비주얼도 군더더기 없이 예쁘게 나왔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흙당근의 매력은 사실 흙에서 오는 만큼 표면에 남아 있는 흙 입자를 완전히 제거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씻는 과정이 일반 당근보다 조금 더 손이 가고, 씻고 나서도 껍질 부근에 흙비나 아주 작은 모래알이 남아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칼로 한 번 더 살살 다듬어 주거나 채썰기 전에 물에 담가 두는 시간을 조금 더 주게 되더군요. 그
리고 가격대가 일반 당근보다 조금 높게 느껴질 때가 있어, 매일 다량으로 쓸 때는 예산 구성도 생각하게 됩니다.
일상 속 활용 사례를 하나만 더 공유할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썰어 샐러드에 넣었더니, 당근 자체의 단맛이 샐러드의 채소들 사이에서 포인트가 되더군요. 오렌지 빛깔도 선명하고, 식감이 살아 있어 한 접시가 금세 완성됐어요. 또 주말에 오븐에 로스트로 구워봤는데, 올리브오일과 허브, 소금만으로도 당근의 흙향이 살아나면서 메인 요리의 분위기를 살려주더군요. 이때는 아이도 아주 잘 먹었습니다. 씻는 과정에서 남은 흙과 모래가 생각보다 적지 않았지만, 조리 과정에 포함된 작은 수고 덕에 풍미가 더해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내산 흙당근은 풍미와 식감을 중시하는 분께 특히 어울리는 재료예요. 흙향이 주는 깊은 맛과 탄력 있는 식감이 일상 요리에 자연스러운 포인트를 만들어 주죠. 다만 흙 제거에 신경 쓰고, 일반 당근보다 가격대가 있음을 감안해야 해요. 고민 중인 분께 드리고 싶은 한마디는 이것입니다. 흙당근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려면, 씻는 시간을 조금 더 들여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고, 샐러드나 구이, 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천천히 즐겨 보세요. 그러면 이 작은 흙에서 얻는 풍미가 일상의 작은 행복으로 다가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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