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림은 종이 대신 태블릿으로 많이 그리는데, 창가 쪽 책상에서 작업하면 화면 반사 때문에 선이 흐려지곤 했어요. 그래서 반사와 종이 질감을 동시에 잡아주는 보호필름을 찾아보다가 “신지모루 저반사 드로잉 종이질감 강화유리 액정보호필름 세트”를 구매하게 되었어요. 실제로도 반사 문제가 꽤 크더라구요. 더구나 요즘은 손으로 스케치를 하면 더 종이 같은 마찰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세트를 호기심에 덜컥 주문했습니다.
사용해 보니 먼저 느낀 점은 표면 질감이 의외로 잘 살아난다는 거예요. 종이처럼 약간 거칠게 스치며 그리는 느낌이 들어 펜을 얹었을 때 손가락의 움직임이 부드럽고, 압력에 따라 선의 강약도 더 잘 표현되더군요. 반사도 줄어들어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화면을 보며 길게 그림을 그려도 피로감이 덜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 지문이나 얼룩이 은근히 덜 남는 편이라 청소도 간편했고요. 저는 주로 스케치 앱에서 연필처럼 사용하는 편인데, 반사 감소와 질감 덕에 종이 위에 그리듯 분위기가 나오는 점이 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세트 구성도 생각보다 실용적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설치 도구가 함께 들어 있어 처음 설치할 때 큰 스트레스가 없었고, 필름 하나가 생각보다 얇고 균일하게 잘 붙더군요. 물론 처음에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안내대로 천천히 공기방울 제거 도구를 활용하니 금세 깔끔하게 마무리되더라고요. 세트가 여러 장이나 두께 차이가 있는 필름으로 구성돼 있진 않지만, 각각의 필름이 독립적으로 제 역할을 잘 해주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종이 질감을 살린 만큼 화면의 선명도나 색감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아주 미세한 색상 차이나 고해상도 작업에서는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종이 질감을 강조하는 탓에 매우 세밀한 작
업에서 선의 끝이 다소 뭉쳐 보일 때도 있고, 화면의 가장자리나 곡면 부분은 약간의 들뜸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또한 두께가 일반 강화유리보다 약간 있어, 뭔가를 꾹 누르는 느낌의 타이핑이나 노트 입력 시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치 후 초기에는 기기와 필름 사이의 미세한 이격이나 기포가 보였는데,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렸던 점은 아쉬웠어요.
일상 속 활용 사례로는, 퇴근하고 집에 와 바로 작업대에 놓고 스케치를 시작한 날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밝은 거실 조명 아래에서도 눈부심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손이 의도대로 움직였고, 종이 질감 덕에 펜촉의 마찰 소리도 조금 더 실제 종이 위에서 그리는 느낌에 가깝게 들려요. 또 밖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들고 다니는 날에는 가방 안에 두꺼운 필름을 넣어 다녀도 긁힘 걱정이 줄어들어 안심이 됩니다. 집에서 본격적으로 그림 그릴 때는 작업대에 놓고 앉은 자세로 오랜 시간 그려도 손목 피로가 조금 덜한 편이더군요. 가끔은 노트에 손으로 적는 느낌도 함께 났고요.
결론적으로, 이 세트는 태블릿으로 그림을 자주 그리고, 특히 눈의 피로를 줄이고 싶은 분께 꽤 괜찮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반사 감소와 종이 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주기 때문이죠. 다만 고해상도 색 작업이나 아주 미세한 라인을 자주 다루는 분이라면, 약간의 색상 선명도 저하나 선의 뭉침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매 전에 본인의 작업 스타일을 먼저 생각해 보시길 권해요. 종이 같은 촉감을 좋아하고, 장시간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투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설치는 천천히, 먼저 표면을 깨끗이 닦은 뒤 기포 없이 붙이면 비교적 수월해요. 저는 앞으로도 이 세트를 유지하면서 필요하면 한두 장 추가로 보강해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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