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림 그리기와 간단한 노트를 함께 즐기는 사람으로서, 최근에 구매한 지구화학 투명이 색연필에 관해 솔직한 후기를 남겨볼게요. 이 색연필을 고르게 된 계기는 단순했어요. 얇고 투명하게 색을 겹쳐 보이고 싶었고, 기존 색연필로는 층을 쌓았을 때 색의 채도가 쉽게 먹히거나 진짜 투명한 느낌이 잘 안 났거든요. 그러다 이 제품이 “투명하게 겹치는 효과”를 표방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한 번 실험해 보고자 구매하게 되었어요.
먼저 장점부터 말씀드리면, 발색 자체는 의외로 맑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반 색연필처럼 한 톤 확 올라오는 농도보다는 얇은 색층이 맺히는 느낌이 강하고, 여러 겹을 덧칠해도 채도가 급격히 누그러지지 않아요. 이 점이 저는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특히 종이가 매끈한 도화지일 때는 색이 서로 비집고 올라와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흰 종이 위에서 투명한 레이어를 쌓아가며 미세한 뉘앙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그립감도 가볍고 부드럽게 따라와 손에 피로가 적어요. 장시간 작업할 때도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실사용에서 큰 강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첫째, 발색 자체가 강하게 바로 올라오진 않아서 목표 색을 찍어낼 때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얇은 레이어를 여러 번 올려야 원하는 톤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문에 작업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둘째, 투명하다고 해서 어떤 색이든 다 어울린다는 보장은 없어요. 어두운 바탕이나 진한 색 위에 얹으면 의도한 만큼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때가 있고, 때로는 중심 색을 살리기 위해 다른 도구를 같이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대가 일반 색연필보다 조금 높은 편이라 예산을 고려하는 분들께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강한 발색이 필요하다면 다른 재료와의 조합이 필요하겠죠.
일상에서의 활용 사례도 조금 나눌게요. 예를 들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노트 한 페이지에 하루의 단상을 가볍게 정리하면서, 중요
한 문장을 투명한 색으로 강조하는 식으로 사용했는데요. 글자 밑에 아주 얇은 색층을 얹으니 텍스트와 그림 사이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이어졌고, 페이지 전체 분위기가 훨씬 융합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주말에는 여행 사진을 스케치로 옮겨 적을 때 바로 위에 얹어 투명 색으로 빛과 반사를 흉내 내 보았어요. 수채화처럼 물의 흐름을 흉내 내려면 물감과의 조합이 필요했지만, 간단한 하이라이트나 분위기 표현에는 충분히 쓸 만했습니다. 이처럼 투명한 색면 하나하나가 덧칠될 때마다 색의 경계가 흐려져서, 과하지 않게 은근한 포인트를 만들어 준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 색연필을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어요. 먼저, 투명한 레이어의 매력을 살리고 싶다면 종이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매끄러운 스케치북이나 도화지는 좋지만, 종이가 두꺼워지면 색이 더 선명해 보이고 투명 효과가 덜 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끄러운 종이에서 한두 겹의 얇은 레이어를 여러 번 쌓아보면 의도한 투명 효과를 더 잘 느낄 수 있어요. 다음으로는 서로 다른 재료와의 조합을 생각해 보세요. 단독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가볍게 색연필 위에 수채나 파스텔 같은 재료를 겹치면 더 다양한 질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산 문제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색연필은 가격대가 일반 색연필에 비해 다소 높을 수 있는데, 투명 레이어를 자주 활용하는 작업 패턴이라면 충분히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을지 한 번쯤은 고민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총괄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구화학 투명이 색연필은 “투명하게 겹치는 느낌”을 실제로 체험하고 싶은 분께 꽤 괜찮은 도구예요. 목표 색을 한 번에 강하게 찍어 내는 도구보다는, 얇은 색층을 천천히 쌓아가며 분위기와 질감을 만들고 싶은 작업에 더 어울립니다. 만약 당신이 그런 작업 흐름에 관심이 있다면, 이 제품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합니다. 다만 기대감을 너무 높이지 말고, 다른 재료와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색 레이어링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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