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를 사고 나서 제일 먼저 손에 들고 다뤄보고 싶었던 도구가 바로 Apple 정품 애플펜슬 프로였어요. 디지털 노트를 쓰면서도 종이 필기의 촉감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아이디어를 즉시 스케치하거나 주석으로 남길 수 있으면 작업 흐름이 훨씬 매끄러워지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정식으로 구매했고, 며칠간 사용해 본 소감을 솔직히 남겨봅니다.
구매 계기는 간단했어요. 회의 때 아이디어를 바로 화면에 적고, 강의 자료에 그림과 도형을 덧붙이고, PDF에 주석을 달아 공유하는 일이 빈번해졌거든요. 스마트폰 메모로도 한계가 있어 보였고, 노트북 대신 태블릿으로 손쉽게 쓰고 스캔까지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생각한 게 바로 이 펜이었고, 실제로 구매 결정은 “이거면 생산성이 확 오르겠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장점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필기감이 상당히 안정적이고 지연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이에요. 펜촉의 반응이 빠르고, 손이 화면에 닿아도 화면이 흔들리지 않는 palm rejection 기능이 정말 편합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손으로 쓰듯이 클릭과 긁기를 할 수 있어요. 또 하나 큰 장점은 도구 간 전환의 편의성인데, 더블탭으로 도구를 바꿀 수 있어 생각보다 흔히 쓰는 연필/지우개 같은 전환이 끊김 없이 가능합니다. 자석으로 iPad의 측면에 붙여 충전과 페어링이 이루어지는 점도 만만치 않게 유용합니다. 충전과 연결이 확실히 간단해져서 늘 케이스에 넣고 다닐 필요가 줄었거든요.
실전 활용 면에서도 다양한 앱에서 체감이 커요. 노트 앱 Notability나 GoodNotes에서 강의 노트에 직접 스케치를 더하고, 문서 주석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데 아주 적합합니다. Procreate 같은 드로잉 앱에서는 브러시의 필압 차이가 명확하고, 선의 굵기가 화면으로 정확히 전
달됩니다. 또 PDF에 도형이나 주석으로 하이라이트를 남길 때도 아주 편했고, 팀과 공유할 때도 대략적인 아이디어가 한눈에 전달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남깁니다. 첫째,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 부담이 되곤 해요. 특히 예산이 여유롭지 않은 분들에게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자성 충전 방식 특성상 iPad에 부착한 상태에서만 충전이 되니 이동 중 충전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자칫 놓치면 배터리 소진이 빠르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셋째, 더블탭 기능의 위치나 작동 방식이 상황에 따라 의도치 않게 바뀔 때가 있는데, 이 부분은 익숙해지면 줄어들지만 초반에는 조금 거슬립니다. 팁 교체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길게 보면 하나의 부담으로 다가오더군요.
일상 활용 사례를 하나 더 들자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요. 강의 노트를 정리하던 중 핵심 포인트를 펜으로 바로 요약하고, 그 페이지를 스크랩해 팀과 공유용 문서에 주석으로 붙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훨씬 빠르게 자료를 정리할 수 있었고, 회의 중 의도와 결론이 명확해져서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더군요. 또 다른 사례로는 문서에 도형을 덧붙여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그 그림을 바로 캡처해 메일로 보내는 흐름이 아주 매끄러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펜은 디지털 노트와 간단한 드로잉이 핵심인 분들께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고가의 투자이니 본인의 용도와 사용 빈도를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노트 정리와 주석 달기, 가벼운 디자인 작업이 주로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도구가 될 거예요. 구매를 고민하신다면, 먼저 자주 쓰는 앱에서의 필기 체감과 도구 전환의 편의성, 배터리 관리의 편리함을 가늠해 보시고, 가능하다면 매장 체험이나 대여를 통해 실제 사용감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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