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메모 습관을 조금 더 정리해보려 모노톤 노트에 자주 손이 가는 도구를 찾다, 결국 “사루루 기화펜 2p + 리필심 100p 0.5mm”를 선택해봤어요. 만년필류는 비용도 만만치하고 관리도 귀찮다 보니, 간단하게 꺼내 쓰고 바로 닫을 수 있는 대체재를 찾다 이 녀석을 보게 되었죠. 0.5mm라는 선 굵기도 마음에 들었고, 리필이 100개나 들어있다니 수년간 걱정 없이 쓸 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써보게 되었습니다.
장점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첫인상은 가볍고 그립감이 편합니다.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손에 닿는 부위가 매끄럽고 미끄럽지 않아서 장시간 필기를 해도 손목의 피로가 덜해요. 필기감은 상당히 매끄럽고, 잉크 흐름이 안정적이라 선이 끊기지가 않습니다. 0.5mm 특성상 미세한 글씨도 깔끔하게 내려가고, 메모나 스케치에 선이 깔끔하게 남아요. 또 한 가지 큰 장점은 대체로 건조가 빨라 번짐이 적은 편이라는 점입니다. 노트 위에서 옆으로 문장을 옮겨 적다가도 잉크가 번지는 일이 적어서, 노트를 보관하거나 책상 위에서 급하게 메모를 남길 때도 편했습니다. 2개 펜이 들어있어 상황에 따라 교대해 쓰기도 쉽고, 다 쓰면 새 펜으로 바꿔서 계속 쓸 수 있어서 경제성도 느껴졌어요.
다만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우선 잉크의 색이 한 가지라서 색 구분이 필요할 때는 조금 불편합니다. 같은 0.5mm라도 더 다양한 색상 구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로는 펜의 락-클래스 느낌이 약간 있어요. 자꾸 쓰다 보면 펜 내부의 리필심이 미세하게 느슨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때 잉크가 완전히 흘러나오지 않는 구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포장 단위가 2p인데, 100p 리필이 한꺼번에 다 들어 있어도 실제로 꽤 큰 잉크 구멍을 가진 펜이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엔 조금 부피가 큰 편이에요.
일상 속 활용 사례도 하나 더 들려드릴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 간단한 회의록과 하고 싶은 메모를 같이 남길 때 정말 편했습니다. 노트 A4 한 장에 좌/우로 나눠 쓰고, 중요한 포인트는 굵게 표시해두었는데 선이 매끄럽게 들어가서 가독성도 좋았어요. 카페에서 책을 읽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시 적어두는 데도 유용했고, 아침에 오늘 할 일을 간단히 정리하는 용으로도 잘 맞았어요. 다만 이동 중엔 잉크가 흐르는 속도 차이 때문에 가끔 종이에 묻는 경우가 있어, 가방 안에서는 종이 포켓에 넣어 보관하는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펜은 “가볍게, 깔끔하게, 자주 메모해야 하는 일상”에 잘 맞는 도구예요. 가격대나 관리 번거로움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이라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편이고, 이미 만년필의 복잡함이 부담스러운 분들께도 적합합니다. 다만 다양한 색상이나 아주 미세한 필압 차이를 즐기는 분들보다는, 단색의 빠른 필기와 정돈된 글씨를 선호하는 분이 더 잘 맞을 거예요. 필요하다면 색상 구성이 조금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새 펜으로 바꿔 쓸 때의 쾌감은 분명 남다르니, 비슷한 상황에서 메모를 자주 남기는 직장인이나 공부를 꾸준히 하는 분들께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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