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작업용 종이 질감을 바꿔 보고 싶어서, 결국 “탐사 백상지 180g”를 주문해 봤어요. 이유는 간단했어요. 노트에 기록하는 글과 간단한 드로잉을 한 공간에 두고 쓰고 싶은데, 번짐 없이 깔끔하고, 두께감이 있어 잉크가 옆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는 종이를 찾고 싶었거든요. 가격대도 무리 없고, 180g이라면 기본 메모 용도뿐 아니라 가벼운 드로잉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선택하게 되었어요.
받아 본 종이는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촉감을 주더라고요. 표면이 너무 매끄럽지 않으면서도, 잉크가 일정하게 잘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펜으로 쓸 때 잉크 번짐이 거의 없고, 연필로 스케치하는 것도 뽑는 맛이 있었어요. 180g의 두께 덕에 한 페이지를 넘길 때도 종이가 얇아 흔들거림이 덜했고, 양면 모두 사용해도 비침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 편이었어요. 다만 종이가 표면이 일정하게 매끄럽다 보니, 아주 미세한 질감의 잔사가 생기는 걸 기대하신다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어요. 손글씨의 미세한 입자처럼 살아나는 질감을 선호하신다면, 이 종이는 그 느낌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어요. 물감이나 워터브레이드 같은 수채화 재료를 많이 쓰는 용도로는 부적합하다고 느꼈어요. 180g이라고는 하지만, 물을 많이 흘리면 종이가 쉽게 의자처럼 휨과 잉크 번짐이 나타나더군요. 간단한 칸 구성이나 마커를 이용한 스케치에는 무리 없지만, 본격적인 물감 작업은 피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또, 프린
트용으로도 생각하신다면 잉크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표면이 반사되어 글자 읽기가 살짝 어려울 때가 있어요. 이런 점은 사용 목적을 명확히 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 실제 활용 사례를 몇 가지 공유드릴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 노트에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적을 때 번짐 없이 뚜렷하게 남아 좋았어요. 다이어리 속에 오늘의 한 줄 메모를 남겨 두고, 옆에 간단한 스케치를 덧대도 잔잔한 매력이 있더군요. 친구에게 작은 감사 카드도 만들어 봤는데, 흰색 바탕이 글씨를 더 돋보이게 해줘서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가벼운 손글씨 연습이나, 스크랩북에 짧은 메모를 붙이는 데도 용지가 잘 버텨줘서 만족스러웠어요. 바쁜 일상에서도 제 노트가 한층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글쓰기나 간단한 드로잉, 카드 제작처럼 잉크의 선명함과 깔끔한 표현이 중요한 작업에는 충분히 쓸 만한 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물감 사용이 많은 작업이나 질감 표현이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다른 종이를 함께 고려하는 게 좋겠어요. 구매를 고민하는 분께는 먼저 사용 목적을 명확히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또 가능하다면 실물로 만져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본인이 원하는 질감이나 두께감이 이 종이에서 얼마나 구현되는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제 경우에는 비용 대비 만족도가 꽤 높았고, 일상 속 작은 작업들에서 제 기록과 드로잉이 더 깔끔하게 남아주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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