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트스트림 멀티펜으로 여러 잉크를 한데 쓰는 재미를 아직도 포기 못 해서, 최근에 SXR-80 리필심 0.5mm를 구입해봤습니다. 이 리필은 멀티펜 전용이라고 해서 호환성은 보장되지만, 실제로 써보기 전까지는 “정말 이게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결론부터 말하면, 제 일상 노트에는 꽤 잘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장점부터 이야기할게요. 가장 큰 매력은 선이 얇고 선명하다는 점이에요. 0.5mm임에도 잉크가 매끄럽게 흘러나와, 문자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남습니다. 메모를 많이 남기는 직무다 보니 선 굵기가 달라지면 흐림이 생길까 걱정했는데, 이 리필은 그런 걱정이 덜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건조 속도가 빨라서 번짐이 거의 없어요. 회의록을 빠르게 적고 다음 줄로 넘어가도 손에 잉크가 묻지 않는 편이라 집중이 방해되지 않더군요. 세 번째로는 멀티펜 본체와의 체결감이 제법 단단합니다. 삽입하고 몇 번 돌려 주면 바로 쓸 수 있어, 급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솔직히 있습니다. 첫째, 리필심을 교체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약간 힘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끝까지 밀어넣고 빼는 감각이 제 손에 맞춰져 있지 않으면 미세하게 끼임이 느껴지곤 하더군요. 이 부분은 초보자보다는 이미 멀티펜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더 편리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둘째, 같은 0.5mm 계열이라도 잉크의 흐름이 생각보다 다
소 균일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잉크가 조금 더 천천히 나오거나, 반대로 더 빨리 나와서 글자의 냄새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이런 점은 즉시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정한 기록 스타일을 유지하려는 분들에겐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일상 속 활용 사례를 하나 들려드리자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요. 노트에 일정과 메모를 한꺼번에 남겨야 하는 날이라 제트스트림 멀티펜으로 한 페이지를 굵게 채워봤습니다. 0.5mm로 적은 문장도 가독성이 좋았고, 좁은 줄 간격에서도 글자 간 간격이 빽빽하지 않게 정리되더군요. 또, 간단한 도면이나 체크리스트를 그릴 때도 선이 흔들림 없이 일정하게 나와서 작업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번짐 없이 마무리되어 이후 정리하기도 편했습니다. 이 점은 회사 업무뿐 아니라 개인적인 공부나 일상 기록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결론적으로, 제트스트림 멀티펜 전용 SXR-80 리필심 0.5mm를 고려하는 분께 한마디드리자면, 이미 멀티펜을 자주 쓰는 편이고 선의 명확성과 건조 속도를 중시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다만 리필 교체 시 손의 감각이 중요하고, 잉크 흐름의 균일성에 따라 같은 노트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분이라면 한두 개의 다른 잉크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필요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이 리필은 의외로 확실한 편의성을 가져다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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