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캐릭터 드로잉에 푹 빠져서, 휴대하기 쉽고 바로 아이디어를 남길 수 있는 작은 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스케치북을 비교하다가 “탐사 캐릭터 스케치북 130g”를 구매하게 됐는데요, 실제로 써 보니 생각보다 쓸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먼저 이 제품을 고른 계기가요. 집에서 큰 스케치북을 펼치면 의외로 의욕이 떨어질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출퇴근 길이나 카페에서 짬짬이 스케치를 남길 수 있는, 가볍고 한 권으로 끝나는 구성이 필요했습니다. 130g 종이라 가볍지는 하지만, 손에 들고 다니기엔 부담이 없고, 연필도 펜도 함께 쓰기에 적당한 두께처럼 느껴져서 선택했어요.
장점부터 이야기할게요. 첫째, 휴대성이 정말 좋아요. 가방에 넣어 다녀도 부피나 무거움이 크지 않아,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바로 꺼내 그려두기 편합니다. 둘째, 종이 질감이 의외로 잘 맞아요. 연필이나 파스텔로 간단한 스케치를 시작하기에 적당한 거친 감이 있지만, 지나치게 거칠지 않아서 빠르게 아이디어를 훑고 정리하기 좋습니다. 셋째, 펜이나 잉크를 사용할 때의 번짐이 생각보다 양호해요. 뒷면으로 잉크가 금방 번지는 편은 아니라, 앞면에 집중해서 작업하다가도 당황스러운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확실히 물감이나 수채화를 많이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아이디어를 얼개 잡고 선을 다듬는 초안 단계에는 충분합니다. 넷째, 한 장 한 장의 여백이 비교적 넉넉해서 포즈 구도나 표정 스케치를 자연스럽게 배치하기 좋습니다. 작은 그림이라도 구성하기에 편안한 편이에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가장 먼저 느낀 건 물감 계열의 활용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거예요. 130g 종
이 특성상 수채화나 강한 수분이 있는 도구를 쓰면 번짐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번짐이 의도치 않게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감을 자주 쓰는 작업이나 색감을 강하게 layering하는 작업은 피해야 할 때가 많아요. 또한 커버가 얇은 편이라 휴대 중에 모서리나 표지가 쉽게 눌리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페이지 수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길게 이어서 콘티를 작성하거나 여러 아이디어를 한 권에 모으고 싶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실제 활용 사례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요, 카페 의자에 앉아 캐릭터의 얼굴 표정 몇 가지를 스케치한 뒤에 포즈를 빠르게 옮겨가며 아이디어를 정리하곤 했어요. 노트를 펼친 채 펜으로 라인을 다듬고, 연필로 톤을 잡아두니 다음 작업에 바로 이어지더라고요. 또 짧은 메모가 필요할 때도 한두 줄의 인용구나 감정선까지 간단히 남길 수 있어요. 이 정도면 이동 중에도 생각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제품을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렇습니다. 만약 주요 용도가 연필이나 볼펜으로 가볍게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것이고, 가볍게 들고 다니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에요. 다만 물감을 주로 다루거나 제본/커버의 내구성을 더 중시한다면, 다른 사양의 스케치북과 비교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본인 작업 방식이 초안 기록과 컨티 정리에 집중된다면, 이 제품은 꽤 실용적인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용도에 따라 한 권으로 충분할지, 아니면 더 두꺼운 종이와 강한 내구성을 가진 노트를 추가로 준비할지 판단해 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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