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종이의 촉촉함에 지쳐가던 차에, 더 두꺼운 필기감을 찾아봤어요.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탐사 백상지 180g를 구입해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제 일상에 잘 맞아서 이렇게 리뷰로 남깁니다. 처음에는 “정말 두꺼운 종이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실제로 써보니 그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느낄 수 있었어요.
먼저 구매하게 된 계기부터 말해볼게요. 요즘은 노트에 간단한 아이디어를 남길 때도 글씨가 흔들리면 마음도 흔들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의 보급형 종이 대신, 잉크가 뭉치지 않으면서도 촉감이 살아 있는 종이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탐사 백상지 180g는 표면이 매끄럽고 질감이 뚜렷하다고 해서 실사용샷까지 떠올리게 했죠. 실제로 받아 보니 기대했던 두께감이 느껴져서, 단순한 메모지 이상의 도구가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장점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체감됩니다. 첫째, 두께감이 주는 안정감이에요. 일반 노트지보다 두껍고 무거워서, 필기할 때 손에 쥐는 촉감이 확실합니다. 글자도 조금 더 정리된 느낌이 나고, 글씨를 넘길 때 종이가 쉽게 꺾이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째, 표면 질감이 잉크를 꽤 잘 받아주는 편이에요. 만년필로 썼을 때 잉크가 고르게 올라가고, 펜촉이 미끄러지듯 종이를 긁는 느낌도 덜합니다. 잉크 번짐이 걱정되던 특정 잉크와의 궁합에서도 의외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셋째, 다재다능한 활용성이에요. 편지지로도 쓰고, 간단한 드로잉의 베이스로도 쓸 수 있어요. 표면이 매끈해 색연필이나 마커도 의외로 잘 번지지 않는 편이라, 노트의 스케치를 보정하는 용도로도 괜찮았습니다. 넷째, 촉감 덕에 노트나 다이어리에 쓰면 필기 자체의 만족감이 올라가요. 종이의 존재감이 글의 분위기까지 좌우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가장 먼저, 두께가 주는 무게감이 모든 상황에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죠. 노트의 포켓이나 가방 속에 여러 장을 쌓아 다니기는 조금 불편할 때가 있어요. 또한, 잉크 호환성은 잉크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잉크는 표면에
더 빨리 흡수되거나, 얇은 선이 조금 번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특히 프린터 출력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정용 프린터 중 일부 기종은 두께를 잘 인식하지 못해 인쇄 시 잉크 번짐이나 걸림이 생길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가격대가 일반적인 복사용지보다 높은 편이라, “필요할 때마다 쓰는 특별한 용도”에 더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일상 속 실제 활용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볼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요, 노트를 한 페이지 꽉 채워 글씨를 정리하니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서두를 조금 길게 썼다가도 두께 덕에 한 장으로 끝낸 느낌이 들고, 글을 덮어쓰기 전까지도 잉크가 고르게 남아 있어 보기에도 깔끔했어요. 또 주말에는 간단한 포스트잇 대신 이 종이에 중요한 메모를 남겨두고, 노트에 붙여 두었어요. 두께 덕분에 메모의 무게감이 더 실려서, 노트 속에 시각적으로도 구분이 잘 되더군요. 그런 식으로 사진 인화용 기초 종이로도 소량 출력해봤는데, 표면이 매끄러워 색감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대량 인쇄에는 한계가 있어 프린터의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탐사 백상지 180g은 “필기와 제안서의 분위기를 동시에 높이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 종이인 것 같아요. 아주 가볍고 빠르게 쓰는 메모용으로는 다소 과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글씨의 품질과 종이의 촉감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구매를 고민 중인 분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렇습니다. 먼저 당신의 주된 용도를 분명히 해보세요. 편지지나 다이어리, 혹은 예술적 작업의 베이스로 쓸 생각이라면 적합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프린터로의 대량 출력이나 가볍고 빠른 작업이 주 용도라면 다른 용지와의 조합도 고려해 보세요. 그리고 실제로 구입하기 전에 본인의 잉크 종류와 프린터 기종의 호환성을 확인하는 것, 또 한두 장으로 테스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종이는 확실히 매력적인 필기감을 선물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금은 다르게 작용하는 종이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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