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다이어리와 간단한 스케치를 조금 더 생생하게 남기고 싶어서, ‘지구화학 슈퍼 색연필 낱색 빨강 12p’를 구매하게 되었어요. 빨강 계열이 그림의 포인트를 살려주고, 12색이면 톤 차이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책상 위에 두고 바로 꺼낼 수 있는 간편한 구성이 매력적이기도 했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와 함께 작고 소소한 불편함도 같이 남긴 아이템이었습니다.
장점부터 적어볼게요. 우선 발색이 생각보다 선명하고 견고합니다. 종이 위에 얹었을 때 곧잘 채색이 이루어지고, 색이 휙 사라지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12가지 빨강 톤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니까, 같은 그림에서도 포인트를 달리 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또 제형이 비교적 부드럽게 느껴져서 스케치나 드로잉 초반에 부드럽게 올려쓸 수 있습니다. 얇은 노트나 스케치북에 사용했을 때 잉크 번짐처럼 번지는 현상도 크지 않아 편했어요. 단, 강하게 눌러 쓰면 종이 요철이 보이고 입자가 다소 거칠게 남는 느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살짝 누르는 힘을 조절하면 더 깔끔하게 마무리되더군요.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12색이지만 색감은 모두 빨강 계열이라 실제로는 유사한 색이 조금 겹치는 느낌이 듭니다. 색 간의 구분이 은근히 어렵거나 비슷비슷한 톤이 반복돼, 아주 미세
한 색 차이를 내고 싶다면 조금 아쉽습니다. 또한 낱색 구성이라 구성 자체는 간편하지만, 대형 작업이나 여러 색을 한꺼번에 비교해야 할 때는 아무래도 외곽 색상과의 차이가 줄어 보일 때가 있어요. 휴대성은 좋지만, 케이스 외부의 보호가 약한 편이라 자주 들고 다니면 낙엽이나 먼지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상 속 활용 사례를 하나 더 곁들여볼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써봤는데, 다이어리에 있던 짧은 문장을 그림으로 살리기 좋았어요. 빨강 톤이 포인트를 잡아주고, 선들이 또렷하게 남아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스케치로 옮길 때도 효과적이었고요. 이런 식으로 노트나 작은 포스터를 꾸밀 때 의외로 빨강 한 색 만으로도 분위기를 확 바꿔주더군요.
결론적으로, 이 제품을 고민하는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필요한 톤 차이가 빨강으로 충분히 해결될지 먼저 확인해 보라’예요. 다이어리나 스케치를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12가지 빨강으로도 충분한 표현의 폭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색의 차이를 아주 촘촘하게 구분해야 하거나, 대형 작업에서 색상의 다양성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같은 가격대의 다른 팔레트도 함께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직 빨강 계열의 포인트를 잘 살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이 낱색 12p가 생각보다 깔끔한 선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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