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거지를 하다가 서랍 안쪽에서 한동안 안 쓰던 머그컵 하나를 꺼냈다. 바닥에 거무스름한 고리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 주방 세제로 박박 문질러도 꿈쩍을 안 했다. 커피나 차를 자주 마시는 집이라면 이런 상황이 꽤 익숙할 거다.
커피와 차에 든 탄닌, 클로로겐산 같은 성분이 도자기나 유리 표면의 미세한 기공 속으로 스며들면서 생기는 얼룩이라, 단순히 세제만으로는 분해가 잘 안 된다. 얼룩이 생긴 지 며칠 이상 지났다면 더더욱 그렇다. 아래에 집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했다.
베이킹소다로 문지르기
가장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베이킹소다는 입자가 고르고 경도가 낮아서, 도자기 표면 코팅에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도 얼룩을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머그컵 안쪽을 물로 살짝 적신 다음, 베이킹소다를 한두 숟가락 얼룩 위에 뿌린다. 젖은 스폰지로 원을 그리듯 3~5분 정도 부드럽게 문지르면 된다. 힘을 세게 줄수록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가볍고 꾸준하게 문지르는 편이 효과적이다. 다 닦은 뒤엔 베이킹소다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물로 2~3회 충분히 헹궈야 한다.

Pexels @ RDNE Stock project
식초 용액에 불리기
차 얼룩이나 생긴 지 한 달 이상 된 커피 자국엔 식초가 더 잘 듣는다. 식초의 초산 성분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방식이라 단순 연마가 아니라 화학적으로 얼룩을 풀어주는 원리다.
식초와 물을 1:1 비율로 섞어 머그컵에 붓고 30분에서 1시간 그대로 둔다. 오래 불릴수록 효과가 크긴 하지만 2시간 이상 넘어가면 도자기 표면의 유약(글레이징)에 영향이 갈 수 있으니 그 전에 꺼내는 게 낫다. 불린 뒤 부드러운 솔로 살짝 문지르면 얼룩이 훨씬 수월하게 떨어진다. 식초 냄새가 남으면 따뜻한 물로 여러 번 헹구거나, 베이킹소다 물에 잠깐 담갔다가 헹구면 냄새가 중화된다.
치약으로 닦기
치약 속 마모제 성분이 베이킹소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집에 베이킹소다가 없을 때 대안으로 쓰기 좋다. 단, 미백 성분이 강한 치약이나 색소가 든 젤 치약보다는 일반적인 흰색 치약이 적합하다.
젖은 머그컵 안쪽에 치약을 동전 크기만큼 짜서 손가락이나 부드러운 솔로 2~3분 문지른다. 거품이 일면서 얼룩이 점점 옅어지는 게 느껴진다. 다 닦은 뒤엔 치약 잔여물이 꽤 잘 남으니 물을 여러 번 갈아가며 헹구는 편이 좋다.
소금과 레몬 조합
소금의 입자가 베이킹소다보다 거칠어서 마찰력이 더 강하다. 코팅 상태가 좋은 머그컵이라면 효과가 빠르지만, 표면에 잔금이 있거나 코팅이 약해 보인다면 조심스럽게 쓰는 게 맞다.
레몬을 반으로 잘라 단면에 소금을 묻힌 뒤 머그컵 안쪽을 2~4분 정도 문지른다. 레몬의 구연산이 얼룩을 분해하고, 소금이 연마 역할을 동시에 하는 구조다. 레몬이 없을 땐 소금에 물을 조금 섞어 페이스트 상태로 만들어 쓰면 된다. 다만 자주 쓰면 표면이 서서히 마모될 수 있어서, 1~2주에 한 번 정도 간격을 두고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Pexels @ 찬희 윤
얼룩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사실 제거보다 예방이 훨씬 쉽다. 커피나 차를 다 마신 뒤 바로 물로 헹구기만 해도 얼룩이 표면에 굳는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특히 뜨거운 물로 헹구면 잔여물이 표면에 달라붙기 전에 흘러내린다.
매일 쓰는 머그컵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베이킹소다로 살짝 닦아주는 루틴을 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얼룩이 얕을 때 한 번 닦는 게, 몇 주 뒤에 몇 십 분 문지르는 것보다 훨씬 덜 수고스럽다.
네 가지 방법을 쭉 써봤는데, 얼룩 정도나 머그컵 소재에 따라 효과 차이가 꽤 났다. 새로 생긴 옅은 얼룩은 베이킹소다로 간단히 해결됐고, 오래 묵은 건 식초에 불리는 게 가장 확실했다. 다음엔 도자기 외에 스테인리스나 유리 텀블러에 생기는 얼룩 제거 방법도 따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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