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침, 욕실 형광등 아래서 세면대 옆 실리콘 라인을 보다가 멈춘 적이 있다. 검은 반점이 코킹 선을 따라 퍼져 있었고, 닦을수록 번지는 것 같았다. 세제를 몇 번 써도 일주일도 안 돼서 다시 올라왔다. 닦는 건 의미가 없었다.왜 닦아도 계속 다시 나타나는가실리콘 소재 자체가 문제다. 표면이 미세하게 다공질이라 물과 습기가 안으로 스며든다. 욕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고온 다습 상태가 반복되고, 샤워 후 환기가 안 되면 습도가 한참 동안 내려오지 않는다. 이 조건이 곰팡이 포자가 정착하기 딱 좋다.표면을 닦아봤자 소용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눈에 보이는 검은 부분을 제거해도 실리콘 안쪽에 이미 파고든 균사체는 그대로 남는다. 습도가 다시 올라가면 며칠 안에 같은 자리에 반점이 다시 핀다.막는 방법이 없..